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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츄 소설] 외사랑

문스독 원작 기반. 15금 이상일 수 있는 다소 무심한 다자이를 짝사랑하는 츄야

*내맘대로 해석 주의.



포트마피아의 최연소 간부인 다자이는 어느 날 바람처럼 예고도 없이 사라졌다. 표면으로 서로 앙숙이었던 다자이가 떠난 것을 기념하자며 800만원 상당의 고가인 페트뤼스 89년산을 열어 축하했지만, 사실 표면과 다르게 츄야에겐 가슴이 쓰린 날이라 고가의 술이 아니면 그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을 날이기도 했다.

그 뒤로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목에선 더욱 허전해질까 싶어 집으로 들어가길 꺼려한 츄야가 매번  골목으로 빠져 들어갔다. 차가운 벽면에 아무렇게나 기대어 스르륵 주저 앉자 시멘트와 곰팡이로 얼룩진 칙칙한 벽면과 다른, 휘영청 밝은 달빛이  들어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아득한 달빛을 향해 손을 뻗어보고는 "다자이. 다자이.." 넋이 나가 입 밖으로 나오는 목소리를 지칠 때까지 맘대로 흘려보냈다. 겉으로는 되도록 안만나고 싶다고 떵떵거려 온 츄야였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술 없인 못 버틸 정도의 극심한 허망함이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진짜 미워서 만나면 한 대 쳐야 속이 후련하겠다! 나쁜 놈. 포트마피아에 발 들여놓게 만든 게 누군데, 어떻게 그렇게 가냐??" 매서운 눈매로 변한 츄야는 가뜩이나 다자이가 떠난 뒤로 간부의 위치에 충실하자 다짐했건만, 격식 있어 보여야한다며 구매한 차까지 폭발해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생각날 때마다 다자이를 잊으려 고개를 흔들었고, 어찌저찌 버티고 버텨 시간이 흘러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4년은 흐른 어느 날이었다. 다자이가 스스로 포트마피아에 잡혀 들어왔을 때, 잔뜩 약이 올라있던 츄야는 골려준단 핑계로 그 동안 그리던 얼굴을 보기 위해 그가 결박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그토록 보고 싶던 얼굴이었는데, 갑자기 떠나곤 연락도 안되던 그가 미워졌다. 그 동안 이렇게나 힘들었는데 넌 잡혀 들어와 태평한 듯 얘기하는 것에 화가 나 힘껏 한 방 먹였다. 성이 차지 않았다. 죽이라는 그의 말엔 이미 뒤로 차곡 차곡 설계된 계산이 존재했다. 분한 내 마음을 내비치려 비켜 찔렀고 그에게 남긴 상처에선 조금의 피가 흘러나왔다. '네 녀석을 사랑하게 돼서 아픈 내 상처에 비하면..' 알아주길 바랬다. 그의 몸은 자유로워졌고 미리 짜둔 계획에 의해 치욕을 맛 본 순간 이후로 당분간은 보고 싶지 않다 다짐했지만, 이내 또 생각이 나버리곤 했다. 그의 앞에서만 나는 유일하게 무방비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거였으니까. 이후 또 만날 기회가 생겼다. Q의 탈환작전을 위해 포트마피아와 탐정사가 일시적인 협정을 맺었고 다자이가 함정에 걸린 걸 구하려 만났을 때. 그 때부터 다시금 참고 있던 감정이 무너져 내려 주체 못할 두근거림으로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저한테 아무 마음이 없는 다자이. 그저 자신을 위해 나를 남겨두고 떠난 무심한 그의 태도를 떠올리자 츄야는 제 감정을 애써 부인하려 다자이에 나쁜 말을 얹어 내뱉었다. 그제야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떠난 이후 자신의 차를 폭발하게 만들었던 게 다자이였단 사실을..

마치 자신에게 찾아오지 말라고 선전포고하듯이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차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만 같았다. 너무 분했지만 지금은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기엔 다급한 순간이었다. 다자이의 이능력 무효화가 통하지 않는 러브크래프트의 촉수 공격에 결국 오탁을 써야만 할 상황이 온 것이다. 다자이를 신용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오탁을 츄야는 허용했고, 자신안에 잠들어있던 신에 잠식되어 폭주한 그 날, 믿었던 다자이는 거점까지 데려다주지 않고 아무데나 두고 갔다. 실망감이 컸던 츄야라 이후로는 맘을 접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제 혈흔을 모두 닦아주고 옷도 가지런히 정리해둔 채 떠난 걸 생각하니 되려 또 그 페이스에 휘둘리는 자기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다.


"나 진짜 바보 같다. 맞아, 청고등어 녀석은 내가 무척이나 싫다고 했지." 곱씹으니 분해서 오히려 제 쪽도 그가 숨 쉬는 것조차 싫다며 존재 자체를 부정해보았다. 다음에 만약 또 마주치게 된다면 그 땐 본인도 아는 척 하지 말고 스쳐 지나가리라 마음 먹었다. 그렇게 며칠 몇 달이 지났을까. 일렁이는 바다와 붙어있는 요코하마 거리를 거닐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츄야는 눈 앞의 그를 봤다. 다자이는 바다 쪽을 바라보며 귀엔 헤드폰까지 낀 채 신쥬(동반자살)송을 흥얼거리며 걸어오고 있었고, 그에 모자로 얼굴을 가리곤 고개를 푹 숙인채 스쳐 지나가는 츄야. 예상대로 자신이 먼저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야 비로소 누구에게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좌절한 츄야의 걸음은 느려지더니 이내 멈추었다.

'난 이렇게 긴 시간 널 생각하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는데, 넌 끝까지 피도 눈물도 없는 매정한 녀석이다! 나도 네가 수도 없이 울린 그 여자들과 결국은 똑같은 거냐' 물론 다자이는 수도 없이 울린 그 여자들에게처럼 츄야에게 특출난 친절함을 주지도, 다정하게 말 한 마디도 해준 적이 없었지만 츄야에게 있어 다자이는 함께한 시간이 길었기에 남다른 애정이 생겨났던 거다. 다자이는 츄야가 들리지 않을 때 "파트너"라고 애정이 담긴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기했었지만 알 리 없으니까. 어쨌든 짧은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오가던 중 점점 멀어질 다자이를 자각하곤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다ㅈ...!"부르려던 말이 입 밖으로 다 꺼내지도 못한 사이, 급히 달려 온 남자는 가슴 깊이 그를 끌어안았다. 츄야가 놀라서 눈동자가 둘 곳 없이 흔들리는데 다자이 역시 아무 말 않고 그를 자신의 품 안으로 계속해서 끌어당겼다. 다자이가 사람 착각했나 싶은 츄야는 자신을 안은 팔을 풀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더 강하게 끌어 안아 보였다.

오랜만에 맡는 다자이의 포근한 냄새가 좋아서 조금만 더 안겨있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서서히 입을 연다. "..그 날, 왜 나 아무데나 버려두고 갔냐" "싫어하니까?^^" "그럼 지금은 왜 이러는 건데. 왜 맨날 헷갈리게 하는 거냐고!" 화가 나서 있는 힘껏 외치자 격한 반응에 놀란 다자이가 잠시 손을 떼어냈다. 울분에 차 있는 모습을 보곤 다시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츄야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이런 츄야 반응을 보는 게 내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니까" 그리곤 츄야의 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잠깐 할 얘기 있는데 시간 좀 내어줘" 그렇게 바다가 보이는 운치 좋은 카페의 테라스 주변에 앉았다.

커플들이 즐길 듯한 뷰가 좋은 데이트 장소에 왜  자신을 데려왔냐며, 츄야는 어색함에 주문한 커피를 티스푼으로 몇 번 휘적여보였다. 바다만 바라보고 있던 다자이는 그런 그를 응시하다 서서히 입을 열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보고 싶었어, 츄야."


이어 저를 잊어보려고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봤지만 생각처럼 잘 안됐다는 허탈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그에 "하아..그게 말이라고.내가 네 녀석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하냐?" "같이 동반자살 해달라고 하면 믿어줄텐가?" 이렇게 얘기하곤 그의 한 쪽 팔목을 잡아 끌어 손바닥에 입을 맞춰보였다. 그러자 잠시동안 시간이 정지한 듯 얼굴을 붉힌 츄야가 정신을 가다듬고는 손을 쳐냈다. "끝까지 넌 장난만 치지! 내 맘 간파해서 갖고 노니깐 좋냐? 날 잊으려고 다른 여자들을 만났다는 게 말이나 돼 ?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할 테니깐 잊어라. 바빠서 이만 간다." 다자이를 뒤로 하고, 츄야는 다자이 몫까지 계산한 뒤 나간다. 씩씩대면서도 제 몫까지 계산하고 나가는 그를 보며 '저렇게 정이 많아서 어쩔텐가' 생각하다 살짝 미소를 띄운다.


"내가 동반자살 해달라는 말은 최고의 극찬일텐데"


그 때 꼭 그렇게 얘기해야만 했냐고, 자신을 얼마나 장난으로 보면 잊어보려고 다른 여자들을 수도 없이 만날 수가 있냐며 잊기 위해 일에만 몰두하던 찰나, 다자이에 대한 위급한 소식을 듣게 된다. 츄야는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대체 언제 화가 났었냐는 듯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그를 구출하기 위해 찾아가 공중에서 뛰어내렸다. 자신을 저지해줄 이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를 구하기 위해 오탁이라는 반자살 이능력을 발동시킨 츄야는 다행스럽게도 거대한 용을 처치했다. 자신의 이성은 상실한지 오래일 터인데, 어찌나 분한 맘이 가득했던지 감정을 담아 다자이에 한 방을 먹였고 그 덕에 해독약이 터지며 그가 깨어났다. 인간실격으로 지쳐 쓰러진 츄야에 자신을 끝까지 믿어줘 정말로 감동했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로를 믿지 못했다면 둘 다 분명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자신도 츄야를 믿고 짜놨던 계획이었다지만 정말 로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저를 믿고 위험한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단 사실이 예뻐 자신의 무릎 사이로 끌어당겼다. 잠이 든 츄야를 매만져주다 이내 꼬옥 끌어안았다. 나머지는 아츠시 일행이 잘 해결하는 걸 함께 바라봐주면 될 일이었다. 물론 안개 속에선 당연히 저와 츄야가 붙어 있어야만 그가 안전하지만 비단 그런 의미만으로 츄야를 안고 있는 건 아니었다.

"믿어주게.츄야의 존재덕에 내가 지루한 일생에서 웃을 수 있다는 걸. 짖궃은 장난은 미안하네만 그런 반응 보는 게 넘 귀여워서 말이야" 쓰러져 잠든 츄야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읊조리곤 눈과 귀에 허락없는 짧은 키스를 해주었다. '그래.아직은 눈치채지마. 그래야 지금처럼 날 더 좋아하지 않겠나. 난 내 앞에서만 어쩌지 못하는 그 초조한 표정이 좋다네.' 여자를 잘 후리는 외모와 말 재간을 가진 다자이라도 츄야 앞에선 조금 미숙했다. 너무 좋아하면 순수한 내면 속 본심이 나오기 마련이라 그 때마다 자신을 절제해야만 했다.

순간 츄야가 비몽사몽 상태에서 "다자이..다자이.." 부르고 "무슨 일인가 츄야" 라고 대꾸해주었다. "다자이..가지마라..너 가면 ..나한테 죽..는다" 찡그리고 있었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무언가가 눈가에서 흘러내리는 그의 볼을 닦아주곤 "꽤나 큰 악몽을 꾸나보네."웃어보였다.

눈을 뜨니 전과 달리 다자이가 곁에 있어주었다. "다자이.." "응 푹 잤어?" "훗...응" 부상이 심해 힘 없이 웃어보였다. 자신의 상태를 보니 예전처럼 얼굴, 팔 부분을 만져보니 자신의 혈흔이 말끔하게 닦여있었다. 모자 역시 주변에 잘 정리되어 놓여 있었다. "그럼 이만 가보겠네. 잘 쉬고 또 보게" 유유히 사라진 뒤 나타난 아쿠타가와에 의지해 거처로 돌아와 쉬던 중 '뭔가 좋은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생각하며 자신의 볼을 살짝 매만져보더니 이내 눈을 감은 채로 미소를 지었다. 다자이가 오탁을 무효화 시킬 때 츄야의 볼을 사알짝 감쌌던 게, 혹은 츄야 모르게 키스를 남겼던 게 꿈에서 비슷하게 보였던 건 아닐까.

회복이 다소 오래 걸려 안에만 있기 갑갑하던 중 많이 회복된 츄야가 마피아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폰으로 전화가 왔다. 누구인지 확인도 못한 채 무심코 받으니 "보고 싶어." 다자이의 목소리였다. "??..다자이?! 이 자식, 어, 어디냐?" "그건 묻지 말고 계속 목소리 들려주게" 보고 싶다더니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이냐고 생각하는데 가끔씩 "흐읏..헉" 숨소리가 폰 너머로 들려왔다. 츄야가 이상해서 "!!? 너..뭐..하는.."

할 말을 잃고 있는데 "빨리..츄우..야. 하아..시간...이 없어. 흐읏...하아... 목소..리, 들려주...게!" 간헐적으로 다자이의 신음소리가 들리니 또 어떤 여자와 한 침대속이구나 츄야는 생각했다. "와..예의 없는 건 여전하구만. 나한테도, 지금 그 여자한테도, 끊는다!" "잠깐! 여자라니? 흐으으..그런 거..아..냐. 하아.." "뭐!? 그럼 설마 지금 나 떠올리면서 자기위로라도 하고 있다는 거냐?!"

"맞아.. 그러니...까 지금..목..소리를 ...흐흣..들려주게...하아..앗. 다급한.. 일이....네.." 제 성욕 채우면서 뭐가 다급하냐고 물었지만 내심 제 생각을 하며 그런 행동을 한다니까 기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낯간지러운 건 본래 잘 못하지만 어떻게 골려줄까 머리를 굴려보던 중 여자 마냥 높고 요염한 목소리를 내보냈다. "다자이~좀 더 세게. 흐어..으응.." 그 목소리에 흣ㅡ하며 몰아친 흥분을 쏟아내고 "하읏.. 하..아.." 한참동안 가쁜 숨을 고르는 다자이. "좋냐?" 물으니까 "응. 다음에도 부탁하네. 그럼." 뚝. 제 볼 일 끝났다고 통화를 끊어버리는 그에 허망한 츄야가 '얘 진짜.. 대체 뭐지?'생각하다가 '뭐긴 뭐야. 두뇌가 명석해 치밀한 게 장점일 뿐인 결국은 철이 덜 든 어른아이인거지.' 라고 결론내렸다.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된 저는 다자이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웠다. 그를 감싸줄 사람도 현재는 자신 뿐이란 걸 알게 되었다. 다자이도 이제서야 부인했던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게로 다가가려 하는 중이었다.





썰에서 단편 소설이 되었습니다. 어째서인지 문스독을 보다보면 조금 츄야가 외사랑 하는 듯한 느낌이 종종 들어서 문스독 스토리에 기반해 츄야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하며 글을 써보게 되었어요.

다자이는 미리 자신을 찾아오도록 츄야만 알아볼 수 있게끔 단서를 마련해놓고 목숨이 위험할 적에게 잡혀가 구해주길 기다린다던지. 그런 점에서 다자이도 사실은 그만큼 츄야의 마음을 꽤나 신뢰하는 걸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츄야만을 믿고 의지하는 느낌도 들었어요. 자신에게 대하는 게 아리송하니 헷갈려서 츄야는 다자이의 속내까진 크게 눈치채지 못하고 갑갑해할 때가 많을 것 같고.

어디까지나 제 캐해석이라 그냥 무시해주세요^^;저는 이런 관점에서 글을 쓴다는 것만ㅎㅎ; 이번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L취향주의/문스독 다자츄 위주 글 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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